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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 앱 개발기 이야기

[육아 중 앱 창업기 #2] 우리는 왜 또 하나의 챗 앱을 만들기로 했을까

by 잘라니맘 2025. 4. 8.

육아 때문에 바빠서 그만두긴 했지만, 몇 년 전 나는 소소하게 쇼피파이로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한 적이 있다.
그때 가장 번거로웠던 일 중 하나가 고객 문의 대응이었다. DM은 인스타에서, 이메일은 따로, 고객 메시지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일이 너무 복잡하고 비효율적이었다.

 

그 시기에 남편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비즈니스용 채팅앱을 만들어볼까?" 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우리는 항상 사이드 아이디어를 나누는 걸 좋아했고, 그냥 "그래, 해보자!" 하고 시작했다. 크게 거창한 출발은 아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정확히 우리가 필요한 걸 우리가 만들기로 한 순간이었다.

 

기존 챗툴들은 많이 써봤다. LiveChat, Tidio, Intercom… 솔직히 말하면,

  • 너무 비싸고
  • 너무 복잡했다.

스타트업 초창기에는 수익이 많지도 않은데, 기능 수십 개를 써보지도 않으면서 그 전체 요금제를 감당해야 했다. 우리는 그런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가 만들기로 한 건,

✅ 꼭 필요한 기능만 딱 있는
✅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고
✅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은

 

‘진짜 소규모 팀을 위한 챗앱’이었다.

 

요즘 많은 챗앱들이 Sendbird, Twilio, Firebase 같은 외부 채팅 API를 붙여서 빠르게 만들어진다. 그 방식도 나쁘진 않다. 하지만 커스터마이징이나 데이터 구조, 유연성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조금 느리더라도 프론트엔드, 백엔드, 실시간 소켓 시스템까지 전부 직접 만들었다. 처음부터 설계하고, 처음부터 우리가 손으로 만든다. 그래서 훨씬 단단하고 유연하다. 회사의 규모와 필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제품.

 

지금도 나는 아기 낮잠 시간에 기획안을 쓰고, 이동 중 노트북을 켜서 UI 피그마를 수정한다. 힘들지만, 이 작업이 너무 재미있다. 그리고 이 앱은 그냥 남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정말로 내가 쓰고 싶은 도구다. AI를 붙여서

  • 질문에 자동으로 답하거나
  • 추천 응답을 제시하고
  • 나중엔 챗봇이 일정 처리까지 해줄 수 있는 시스템

우리는 그런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 팀도 당연히 이 앱을 쓸 거다.

 

👩🏻‍💻 나는 엄마이자 창업자다. 내 소원은 단순하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자유롭게 사는 것. 우리 아기가 아플 땐 곁에 있고 싶고, 남편과 함께 일하고, 필요할 때 쉬고, 여행도 가고 싶다. 회사에 메여있는 삶이 아니라, 내가 주체가 되는 삶.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가 바로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이 챗앱이다.

 

완성된 건 없지만, 우리의 방향은 분명하다. 이 앱이 누군가의 일상에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우리의 삶에도 힘이 되기를 바라며 이 여정을 함께 나누고 싶다.